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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은 살아있다”...LG.Philips LCD 구미공장

2001-02-28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을 알려면 이곳에 오라.」 구미공단은 국내 전자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는 곳이다.
꼭 30년 전 문전옥답을 갈아엎어 조성한 이곳은 흑백TV·컬러TV를 거쳐 디지털TV에 이르기까지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메카다.
구미시 사람들의 자부심은 「인구는 0.7%, 무역흑자는 40.5%」는 플래카드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LG전자·대우전자는 물론 LG.필립스LCD·오리온전기·삼성코닝·한국전기초자·삼성코닝정밀 등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수두룩하다.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메카>
이 가운데 LG.필립스 LCD는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의 미래를 짊어진 회사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시장을 장악, 반도체에 이어 「LCD신화」를 창조했다.
LG.필립스 LCD는 공단을 가로지르는 간선도로를 따라 나오는 2단지의 끄트머리에 있다.
온통 흰색인 건물로 「여기가 공장이 맞나」하는 의심이 든다. 의심은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증폭된다.
방진복을 입어야 할 정도로 먼지를 없앤 생산라인을 제쳐놓더라도 사무실도 무척 깔끔하다. 책상마다 LCD모니터와 서류 몇장뿐이다. TFT-LCD 전문업체답다.
이 곳에는 사무동과 2개의 생산공장이 있다. 여기 사람들은 공장앞에 가동한 순서대로 P2, P3를 붙여 부른다. P는 패널의 이니셜이다.
P2공장에선 노트북PC용 13.3인치 제품과 모니터용 15인치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지난해 4월 가동한 P3공장은 업계에서 처음 가동한 4세대 라인(680×880㎜)으로 18.1인치·20.1인치·22인치 등 중대형 모니터 및 TV용 제품의 생산기지다.

<모니터용 TFT-LCD 석권>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P1공장을 포함해 LG.필립스 LCD의 3개 공장에서 지난해 생산한 TFT-LCD는 모두 448만개(IDC재팬 추정치)다. TFT-LCD를 쓰는 100명 가운데 15명이 LG.필립스 LCD의 제품을 쓰는 셈이다.
맨처음 가동한 P1공장은 걸어서 10 분거리에 떨어져 있다.
사실 요즘 시장은 썩 좋지 않다. 1년 사이 TFT-LCD 가격이 반토막이 됐다. 뒤늦게 진출한 대만업체들로 인해 공급이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TFT-LCD시장이 불황이라고는 하나 브라운관에 비하면 낫다. 구미공단에는 브라운관업체인 LG전자·오리온전기와 관련 유리벌브업체인 삼성코닝·한국전기초자가 있다. 이들 회사는 뜻밖의 PC시장 침체로 인해 모니터용 브라운관시장이 위축되면서 힘든 겨울을 보냈다. 브라운관은 TFT-LCD에 비해 마진폭이 작아 시장 침체의 여파는 더욱 크다.
그렇지만 구미공단에 있는 디스플레이업체들은 당장의 불황을 개의치 않는다. IMF 직후 백신주사를 맞아 체질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걱정거리는 중국이다.
가격하락 사태를 불러온 대만의 TFT-LCD업체들은 상황이 어렵자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라인을 이전하려 한다. 브라운관은 이미 중국이 세계적인 거점으로 떠올랐다.
몇년 뒤에는 중국이 브라운관은 물론 TFT-LCD까지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강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이같은 미래에 대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기술력으로 중국 저가공략 방어>
LG전자는 구미공장을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유기EL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려 한다. 오리온전기도 PDP에 승부를 걸고 있다.
LG.필립스LCD는 기술력을 더욱 높여 경쟁국들의 추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안양의 연구소에서는 저온 폴리 실리콘 등 첨단 기술을 개발중이다. 구미공장에선 원가구조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제품과 응용제품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여상덕 개발담당 상무는 『초일류 기업이 되려면 기술의 리더십과 원가 및 품질 혁신 그리고 적절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LG.필립스LCD는 지난 99년 LG전자와 네덜란드 필립스가 합작해 세운 회사다. 서로 다른 기업 문화를 융합하며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자 자신감을 얻은 LG와 필립스는 브라운관 등으로 합작을 확대했다.
우리 디스플레이산업도 이제 외국의 초일류 기업이 우리와 손을 잡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졌다.
몇 년 전까지는 생산규모에서 세계 1위였으나 이제는 기술로서 세계 1위를 달리려 한다.
TFT-LCD와 브라운관에서 국내 업체는 생산량은 물론 기술력으로도 세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PDP도 종주국인 일본 업체와 거의 동시에 양산에 들어갈 정도로 일류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유기EL과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도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이 대거 밀집한 구미공단은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집적단지다. 디스플레이 강국을 만드는 업체들 사이에 LG.필립스LCD의 흰 건물이 우뚝 서 있다.


[P3공장장 홍찬희 상무 인터뷰]

「볼만 했습니다. 수백명이 늘어서 있고 수십명이 장비에 달라붙어 물기를 열심히 닦는 게 바깥 사람들에게는 좋은 구경거리였을 겁니다.」
LG.필립스 LCD의 P3공장장을 맡고 있는 홍찬희 상무(42)는 1년 전 장비 입고식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담담하게 말하지만 사실 긴장의 연속이었다. 반도체나 TFT-LCD 공장은 일체의 먼지도 용납하지 않는다. 습기로 인한 수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TFT-LCD업체들은 겨울에는 장비 입고를 꺼린다. 안팎의 온도차이가 커 습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LG.필립스 LCD는 P3공장의 조기 완공을 위해 겨울에 장비를 구축했으며 어려움도 많았다. 홍상무가 말한 구경거리란 바로 직원들이 습기를 닦는 모습이다.
TFT-LCD 장비의 구축기간은 통상 10개월. LG.필립스 LCD의 P3공장은 이를 4개월만에 끝냈다. 업계에서는 최단 기록을 세웠다.
「우리 업종은 장비가 생명입니다. 지난 99년부터 장비업체들과 함께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라인의 조기 가동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LG.필립스 LCD가 이렇게 준비해 가동한 P3공장은 유리기판 크기가 커 생산량이 기존 1,2공장의 그것을 합친 것보다 많다.
만족할 만한 수율을 확보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으나 수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합니다. 지난달 생산량을 확대하느라 잠깐 수율이 저하됐었으나 이제는 완전히 해결했습니다.」
P3공장의 자랑거리는 핵심부품인 컬러필터를 같이 생산한다는 것이다.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수요에 맞게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다. 수율도 덩달아 올라간다.
「수율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는 게 그리 쉽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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